장인어른께서 오랫동안 사용하시던 전동 드릴이 작동이 안 된다고 하여 저에게 수리를 맡기셨습니다. 알아보니 마키다 M601D는 이제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제품으로 중고가 8만원에 거래되는 제품입니다. 고장 날 만도 합니다. 수리가 될지 모르겠지만 시도해 보았습니다.
1. 고장원인 파악
갑자기 작동이 안 된 드릴입니다. 물건을 보지 않고도 몇 가지 가능성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첫째 밧데리 방전, 둘째 밧데리 충전 불량, 셋째 밧데리와 기기의 접촉 불량인데 오래된 제품일수록 밧데리에 초점을 두고 확인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보관된 박스 상태를 보았을 때 오염이 많이 되어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오염 상태로 보아 오염으로 인한 접촉 불량을 예상해 봅니다.
2. 밧데리 정상 확인
가장 처음 해야 할 것은 밧데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밧데리가 3개인 것으로 보아 처음 추측 했던 밧데리 방전의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세 개가 동시에 방전되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은 작으니까요.
어째서인지 충전기 배선이 끊어져 있었습니다. 다행히 코드 배선 여유분을 넣어 주셔서 급하게나마 이어 붙인 다음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굉장히 위험하니 부디 따라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꼽아보니 세 개 중 하나는 불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접촉 부위에 오염을 확인하고 칼로 긁어주거나 헝겊으로 닦아 오염을 제거 하였습니다.
두 개의 밧데리를 충분히 충전하고 결합 후 작동을 시도해 보았지만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기계의 고장이라면 미세한 전기소리라도 들렸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고 작동이 되지 않아 최후의 방법 충격 요법을 시도 하였습니다. 밧데리 장착 후 몇번의 충격을 주니 작동을 하다 마는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밧데리나 충전기에는 문제가 없고 밧데리의 전기가 정상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추측한 것 중 세 번째 밧데리와 기기의 접촉 불량으로 좁혀지게 됩니다.
3. 기기분해 및 원인 찾기
부디 단순한 단선으로 인한 고장임을 바라며 8개의 피스를 풀어 내부를 확인 해 보았습니다.
다행히 모터 쪽 전원 배선이 끊어진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일이 쉽게 풀릴 것 같은 기분입니다.
4. 수리시작
해당 부위의 단선으로 고장이 난 것인지 테스트를 하기 위해 대충 붙여 놓고 밧데리를 연결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왠걸..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부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곳에 단선이 또 있는 걸까? 모터가 문제가 생긴 걸까? 전원 스위치 부품이 고장 난 걸까? 하고 말이죠. 만약 그렇다면 비용이 발생하고 전문가가 아닌 저로서는 지금까지 확인했던 밧데리 등 문제들이 모두 맞는지 다시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매우 난감했습니다.
내부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지만 외관상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대충 붙여 놨던 선이 떨어 질려해 다시 제대로 붙인 다음 다시 밧데리를 연결해 보고 전기 소리가 나는지 확인 해 보았습니다만 웬걸? 이제 제대로 작동합니다. 선을 대충 연결해서 테스트하려 했던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가지 배우네요.
5. 재조립 시작
이물질은 내부 부품의 부식과 접촉 불량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조립하기 전에 이물질들을 최대한 제거합니다. 다만 잘 움직이기 위해 발려져 있는 윤활제는 굳이 닦지 않습니다. 내부와 보관 케이스 등 깨끗이 청소하고 청소하면서 잘못되진 않았는지 마지막으로 밧데리를 연결해서 테스트하고 조립합니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입니다만 특별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배선들이 씹히지 않게 조립해야 합니다. 사진상의 부분이 결합 시 배선이 씹히기 쉬운 부분인 것 같아 주의가 필요해 찍었습니다. 피스를 조립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밧데리를 연결해 테스트를 해보고 조립을 해줍니다. 참고로 이런 플라스틱 제품의 피스를 풀고 조을 때는 전동 드라이버를 사용하지 않고 수동 공구를 추천해 드립니다. 힘이 좋은 전동 드라이버는 케이스를 파손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충전기 배선 수리만 남았네요.
6. 충전기 배선 수리
여분의 코드 선을 찾다 컴퓨터 남아 있는 전원선을 발견하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미리 가지고 있던 배선 연결 부품들을 길이에 맞게 잘라주어 준비합니다. 주의할 점은 연결하기 전에 미리 전선에 넣어 놔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찍어주면 됩니다. 수축 튜브는 찍어준 것보다 더 길게 잘라야 절연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다음 드라이기로 열을 가하고 나면 깔끔하게 연결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기 전에 연결이 잘되었는지 테스트는 필수입니다. 혹시 실수했는데 마무리하고 나서 전체를 잘라 다시 연결해야 하는 대참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밧데리를 연결해 보니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대로 바깥쪽 수축 튜브를 끼워 마무리할 수도 있지만 전기 테이프로 한번 감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수축 튜브 안에서 놀지 않게 하는 게 좋고 수축 튜브는 원래 코드 피복보다 얇기 때문에 사용하면서 닳아서 내부가 보이더라도 테이프가 한겹 더 보호해 주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연결한 선끼리의 단차도 어느 정도 잡아주어 바깥 수축 튜브를 열을 가했을때의 모양도 안 한 것보다 낫습니다.
7. 수리완료
이렇게 수리가 완료되었습니다. 깨끗하게 닦아주니 오래된 제품이지만 괜찮아 보입니다. 다만 수리를 해보니 밧데리가 충전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고 아마 오래 사용해서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 걱정과 달리 수리가 잘되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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